불의한 청지기 비유 바로 이해하기 (누가복음 16장 1-18)

불의한 청지기 비유는 난해한 비유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들어 무엇을 말씀하시려 했을까요?  우리가 오해하는 부분은 없는지 자세하게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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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불의한 청지기 비유를 살펴봅니다.

목차

I. 성경구절 / 불의한 청지기 비유 (눅16:1-18)

개역개정과 KLB현대인의 성경, 그리고 NIV 성경을 인용합니다.

1. 개역개정

1. 또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떤 부자에게 청지기가 있는데 그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말이 그 주인에게 들린지라 
2. 주인이 그를 불러 이르되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 이 말이 어찌 됨이냐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 하니 
3. 청지기가 속으로 이르되 주인이 내 직분을 빼앗으니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구나 
4. 내가 할 일을 알았도다 이렇게 하면 직분을 빼앗긴 후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 집으로 영접하리라 하고 
5. 주인에게 빚진 자를 일일이 불러다가 먼저 온 자에게 이르되 네가 내 주인에게 얼마나 빚졌느냐 
6. 말하되 기름 백 말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빨리 앉아 오십이라 쓰라 하고 
7. 또 다른 이에게 이르되 너는 얼마나 빚졌느냐 이르되 밀 백 석이니이다 이르되 여기 네 증서를 가지고 팔십이라 쓰라 하였는지라 
8. 주인이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 있게 하였으므로 칭찬하였으니 이 세대의 아들들이 자기 시대에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로움이니라 
9.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 할 처소로 영접하리라 
10.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11. 너희가 만일 불의한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2. 너희가 만일 남의 것에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너희의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13.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길 것임이니라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14.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들이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거늘 
15.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옳다 하는 자들이나 너희 마음을 하나님께서 아시나니 사람 중에 높임을 받는 그것은 하나님 앞에 미움을 받는 것이니라 
16. 율법과 선지자는 요한의 때까지요 그 후부터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전파되어 사람마다 그리로 침입하느니라 
17. 그러나 율법의 한 획이 떨어짐보다 천지가 없어짐이 쉬우리라 
18. 무릇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요 무릇 버림 당한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2. KLB 현대인의 성경

1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에게 재산 관리인 하나가 있었다. 주인은 그가 자기 재산을 낭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2 그를 불러 물었다. ‘내가 너에 대해서 들은 소문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 더 이상 내가 너에게 재산을 맡길 수 없으니 지금까지 네가 맡아하던 일을 다 정리하라.’
3 그러자 그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일자리를 빼앗기게 생겼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 먹자니 부끄럽고 … ….
4 옳지, 알았다! 내가 이렇게 하면 쫓겨나더라도 사람들이 나를 자기들의 집으로 반갑게 맞아 주겠지.’
5 그러고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하나 불러다 놓고 먼저 온 사람에게 ‘당신은 우리 주인에게 진 빚이 얼마요?’ 하고 물었다.
6 그가 ‘감람기름 100말입니다’ 하자 그 재산 관리인은 그에게 ‘어서 앉아 이 증서에 50이라고 쓰시오’ 하였다.
7 또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진 빚은 얼마요?’ 하고 묻자 그는 ‘밀 100 섬입니다’ 하였다. 그래서 재산 관리인은 그에게 ‘당신의 이 증서에다 80이라고 쓰시오’ 하였다.
8 주인은 옳지 못한 이 재산 관리인이 일을 지혜롭게 처리한 것을 보고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이것은 이 세상 사람들이 자기들의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는 빛의 아들들보다 더 지혜롭기 때문이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자신을 위해 세상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러면 그것이 없어질 때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집으로 맞아들일 것이다.
10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성실하고 작은 일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큰 일에도 정직하지 못하다.
11 너희가 세상 재물을 취급하는 데 성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하늘의 참된 재물을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12 또 너희가 남의 것에 성실하지 못하다면 누가 너희 것을 너희에게 주겠느냐?
13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한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든가 아니면 한편에게는 충성을 다하고 다른 편은 무시하게 될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3. NIV 성경

1 Jesus told his disciples: ‘There was a rich man whose manager was accused of wasting his possessions.
2 So he called him in and asked him, ‘What is this I hear about you? Give an account of your management, because you cannot be manager any longer.’
3 “The manager said to himself, ‘What shall I do now? My master is taking away my job. I’m not strong enough to dig, and I’m ashamed to beg-
4 I know what I’ll do so that, when I lose my job here, people will welcome me into their houses.’
5 “So he called in each one of his master’s debtors. He asked the first, ‘How much do you owe my master?’
6 ” ‘Eight hundred gallons of olive oil, ‘ he replied. “The manager told him, ‘Take your bill, sit down quickly, and make it four hundred.’
7 “Then he asked the second, ‘And how much do you owe?’ ” ‘A thousand bushels of wheat, ‘ he replied. “He told him, ‘Take your bill and make it eight hundred.
8 ‘The master commended the dishonest manager because he had acted shrewdly. For the people of this world are more shrewd in dealing with their own kind than are the people of the light.
9 I tell you, use worldly wealth to gain friends for yourselves, so that when it is gone, you will be welcomed into eternal dwellings.
10 ’Whoever can be trusted with very little can also be trusted with much, and whoever is dishonest with very little will also be dishonest with much.
11 So if you have not been trustworthy in handling worldly wealth, who will trust you with true riches?
12 And if you have not been trustworthy with someone else’s property, who will give you property of your own?
13 ‘No servant can serve two masters. Either he will hate the one and love the other, or he will be devoted to the one and despise the other. You cannot serve both God and Money.’
14 The Pharisees, who loved money, heard all this and were sneering at Jesus.
15 He said to them, “You are the ones who justify yourselves in the eyes of men, but God knows your hearts. What is highly valued among men is detestable in God’s sight.
16 ‘The Law and the Prophets were proclaimed until John. Since that time, the good news of the kingdom of God is being preached, and everyone is forcing his way into it.
17 It is easier for heaven and earth to disappear than for the least stroke of a pen to drop out of the Law.
18 ‘Anyone who divorces his wife and marries another woman commits adultery, and the man who marries a divorced woman commits adultery. 

4. 불의한 청지기 그림

불의한 청지기 /마리우스 반 레이메르발 Marinus Van Reymerswaele /판넬에 유화/ 77 x 96.5 cm /1540/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오스트리아 비엔나
불의한 청지기 /마리우스 반 레이메르발 Marinus Van Reymerswaele /판넬에 유화/ 77 x 96.5 cm /1540/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오스트리아 비엔나

주인의 얼굴이 찡그리고 있는 걸로 봐서는 주인이 청지기를 혼내고 있는 그림입니다.
청지기는 주인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다른 곳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뒤편에는 청지기가 채무자들을 만나 빚을 깎아주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청지기가 하늘로 손가락을 가리키는 이유는 자신이 재물과 하나님 중에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즉, 이 그림은 청지기를 불의하다고 보고 그린 것이지만 주인을 주님으로, 청지기를 우리들 사람으로 본 것은 아닙니다.

II. 한글 성경에 표현된 대로 이해하기

한국에서 발행된 여러 성경 중에서 많은 성경들이 “불의한 청지기”로 번역하였고 KLB 현대인의 성경과 개역개정 등 일부 성경에서만 “옳지 않은” 또는 “옳지 못한” 재산관리인으로 번역하였습니다.

1.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서 이상한 점

▣예수님이 청지기를 칭찬하신 것 (16:8 주인은 그 불의한 영리한 청지기를 칭찬하였다.)
▣이 가르침을 제자들에게 본받으라고 하신 것 (16:9… 불의한 세상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불의한 영리한 청지기가 제자들보다 낫다고 하신 것 (16:8… 빛의 자녀들보다 더 슬기롭다)

2.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시며 청지기를 칭찬하신 점

불의한 영리한 청지기가 지혜롭다
▣미리 계획을 세웠음 > 절망하지 않고 살 길을 찾음
▣미래를 위해 재물을 잘 사용함

3.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통해 가르치고자 하신 점

▣청지기의 지혜를 배우라
불의한 세상의 것으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라
불의한 세상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세상의 물질로 전도하라. 영혼 구원에 매진하는 것이 가장 큰 지혜이다

III.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준비

1. 한글 성경의 번역 오류

헬라어 성경을 보고 해석할 수 있다면 보다 명확한 뜻을 알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NIV 영어 성경을 기초로 살펴보겠습니다.

1.1 불의(不義)

우리가 “불의(不義)”라고 할 때는 이미 단어에 옳지 못하다는 가치 판단이 포함된 개념이어서 불의는 정의롭지 못한 나쁜 개념으로 인식되어 읽힙니다.
영어로는 unjust  또는 unrighteous로 씁니다. 

킹제임스 영어본에서는 16:8절에서는 unjust steward로,  16:9절에서는 And I say to you, make friends for yourselves by unrighteous mammon, that when you fail,….으로 표현했습니다.

1.2 16장 제목인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

제목에 있는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는 “영리한 청지기 비유”가 되어야 합니다.

The Parable of the Shrewd Manager라고 표현되었는데 shrewd는 “약삭빠른, 상황 판단이 빠른, 기민한, (판단이) 재빠른이란” 뜻이며 영영사전에는 having or showing an ability to understand things and to make good judgments, mentally sharp or clever로 나옵니다.
이 단어에 부정적인 뜻은 없습니다.

NIV 한글 번역에는 “옳지 않은 청지기의 비유”입니다.
이 표현은 “불의한”이라는 표현보다 순화된 것이지만 “옳지 않은”이라고 함으로써 이미 가치 판단이 된 표현이어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킹제임스 버전에서는 제목을 A Parable about an Unjust Steward로 썼습니다.

shrewd냐 아니면 unjust 청지기 (또는 재산관리인)으로 볼 것인가는 16:1절에 “주인의 재산을 낭비”했느냐와 청지기가 주인의 허락 없이 빚을 탕감해 주었느냐와 빚을 탕감해 준 시점이 해고된 후인지 해고 전인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됩니다.

주인의 재산을 낭비했다고 주인이 들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낭비”했느냐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재산을 청지기가 마음대로 낭비했다면 unjust가 맞습니다.

청지기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후 해고될 예정*이라는 통고를 받고 리포트를 주인에게 제출하기 전에 빚을 탕감해 주었으므로 순서 상 낭비라는 행위가 먼저이며, 빚을 탕감한 시점은 해고되기 전이었습니다.

(주) NLT(New Living Translation) 영어 성경에는 16:2절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So the employer called him in and said, “What’s this I hear about you? Get you report in order, because you are going to be fired.”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소식을 들은 주인이 청지기를 불러 “너에 대한 보고는 무엇이냐? 너는 해고될 것이니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해고는 하겠지만 보고서부터 제출하라고 한 것입니다.
아직 해고된 것은 아닙니다.

만약  해고된 후에 청지기가 주인의 자산을 마음대로 축내었다면 주인은 청지기를 가두거나 매를 가했을 것입니다.

빚을 탕감해 준 행위는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알아야 하므로 아래 3. 당시의 문화 이해하기를 보시면 됩니다.

과연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고 자기 마음대로 빚을 탕감해 준 것을 불의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 동의하는 분도 많겠지만 동의하지 않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래에 쓴 대로 청지기를 나 자신으로 본다면 “불의한” 청지기가 맞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맡기신 재산을 이 청지기처럼 내 것인 양 마음대로 낭비하고 내 멋대로 쓰면서 남들이 잘못하면 참지 못하고 비난하고 멸시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기에서는 불의한 청지기 비유에 대해 좀 더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접근하고 있으므로 일단은 “영리한 청지기”가 맞다고 가정합니다.

1.3 16:8절의 “불의한 청지기”

16:8절에 “주인은 그 불의한 청지기를 칭찬하였다. 그가 슬기롭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라고 번역되었으나 영어 성경에는 The master commended the dishonest manager because he had acted shrewdly….로 표현하고 있어서 이 절에서 사용된 “불의한”은  dishonest입니다. 우리나라 일부 성경에는 “불의한” 보다는 “옳지 않은”으로 번역했습니다.
dishonest는 “정직하지 않은” 또는 “부정직한”이 맞습니다.

1.4 불의한 재물 (16:9절과 11절)

16장 9절과 11절에 “불의한 재물”로 번역된 단어는 영어 성경에는 worldly wealth로 표현되어 있어서 불의한 재물보다는 세상 재물 (세상의 부)로 번역해야 맞습니다.

KLB현대인의 성경에서는 세상 재물로 번역했습니다.

2. 청지기의 권한

청지기를 NIV에는 manager로, 킹제임스에는 stewerd로 적고 있습니다.

청지기 – 廳直- , steward

높은 관리나 부잣집에서 주인의 가사(家事)를 도맡아 처리하던 관리인(창 43:16). 하인(종)의 우두머리로서 하인들을 감독하고 주인의 자산까지 관리했고(창 39:4; 롬 16:23), 심지어는 주인의 자녀 교육까지도 담당하였다. 성경에 언급된 대표적 인물로는 아브라함 집의 엘리에셀(창 15:2), 보디발 집의 요셉(창 39:4-6), 신약 교회의 에라스도(롬 16:23), 헤롯에게 속한 구사(눅 8:3) 등이 있다.

한편, 성경은 교회의 지도자인 감독은 하나님의 거룩한 일을 맡은 청지기요(딛 1:7), 모든 교회 구성원들 역시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로 묘사했다(벧전 4:10). 이렇게 청지기 된 성도들은 자신의 시간과 재능과 물질 등 자신의 모든 것을 드려 충성해야 한다(눅 12:42; 엡 3:2). 예수께서는 청지기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주인에 대한 충성임을 강조했다(눅 16:1-8).

[네이버 지식백과] 청지기 [廳直-, steward] (라이프성경사전, 2006. 8. 15., 가스펠서브)

원어이해

(오이코노모스) – ‘오이코스’(집)와 ‘네모’(다스리다, 관리하다, 몫을 나누어주다)의 합성어. 주인집의 노예나 재산 등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은 자(눅 12:42; 갈 4:2). (에피트로포스) – ‘에피트레포’(허락하다)에서 파생. 자의(自意)에 따라 아무 일이든지 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자. 즉 주인의 집안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사람(마 20:8; 눅 8:3).

[네이버 지식백과] 청지기 [廳直-, steward] (라이프성경사전, 2006. 8. 15., 가스펠서브)

청지기는 하인들 중의 우두머리입니다.
청지기는 보디발의 집에서 청지기로 일한 요셉처럼 주인집의 모든 재산을 관리하고 심지어 주인의 자녀 교육까지도 담당했습니다.

청지기를 헬라어로는 “오이코노모스”라 하는데 이는 자의에 따라 아무 일이든지 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자입니다.

성경사전과 원어의 뜻으로 보거나, 누가복음 16:3~7절에서 해고 통고를 받은 청지기가 자기 마음대로 빚진 자들을 불러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을 보면 이런 행위가 용납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먹을 양식을 빌려 주면서 이자를 받거나 이자를 탕감해 주는 행동은 합법적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행했다는 것입니다.

3. 당시의 문화 이해하기

16:8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주인은 그 불의한 (“영리한”으로 수정하겠습니다.) 청지기를 칭찬하였다. 그가 슬기롭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헷갈립니다.
어! 청지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주인의 재산인 채권을 자기 멋대로 깎아 주었는데 주인이 잘했다고 칭찬을 하였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눈으로 과거의 행위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3.1 오늘의 시선으로 과거를 봄 

우리나라 역사에서 고구려, 부여에는 남편이 죽으면 남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향사취수제(兄死娶嫂制 Levirate)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성경에도 나오는 제도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남자들이 죽게 되어 여자의 생계가 어려워져 이를 해결하는 방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예수님의 조상인 유다가 아버지 야곱의 집을 뛰쳐나가 이방인들 가운데서 살다가 이방 여인인 수아의 딸과 결혼하여 세 아들을 낳았습니다. 에르와 오난과 셀라였습니다.

에르는 다말이라는 가나안 여자와 결혼했으나 주님께서 그가 악하여 죽이셨고 동생인 오난이 형수를 아내로 맞아들였으나 재산이 분배될 것을 두려워한 오난이 질외사정을 하자 주님께서 그도 죽이셨습니다.

유다는 다말이 막내인 셀라가 클 때까지 친정으로 보내 살게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유다의 아내인 수아의 딸이 죽은 후 며느리 가말이 창녀로 분장해 시아버지를 속여 관계를 가진 후 낳은 쌍둥이 아들이 베레스와 세라이며, 베레스가 다윗의 조상이며 그 가문에서 예수님이 태어나셨습니다. (창세기 38장)

이처럼 고대 중동에서도 형사 취수제가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도덕과 윤리의 잣대로 본다면 남동생이 형수와 같이 살며 애를 낳는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그 당시의 제도이므로  그 당시에는 필요했던 제도였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청지기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빚을 탕감해 주는 것이 당시의 제도와 문화에서는 용납되었던 것이므로 오늘의 눈으로 청지기를 판단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3.2 평판과 명예

당시에는 사람들의 평판에 의해서 한 사람의 영예(dignity)와 수치(shame)가 정해졌습니다. 좋은 평판을 들으면 영예가 따라왔고 나쁜 평판을 들으면 수치로 여겼습니다. 

오늘날에도 비슷하지만 인구가 훨씬 적었던 당시에는 오늘날 보다 훨씬 다른 이들의 평판이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3.3 호의(favor) 또는 호혜(reciprocity)

호의는 친절한 마음씨  또는 좋게 생각하여 주는 마음입니다.
호혜는 서로 특별한 혜택을 주고받는 일인데 국제 관계의 기초가 됩니다. 상대가 호의적이면 우리도 호의로 대하고 상대가 적대적이며 우리도 적대적으로 대하게 되는 외교의 태도입니다.

3.4  당시 이자율

당시 생활에서 소중한 3가지는 올리브유와 밀과 포도주였습니다.
어느 구약학자는 올리브유는 귀해서 50말을 빌리면 이자가 50말이어서 이자를 포함한 100말이 차용증서에 기재되었고, 밀은  약 25%의 이자가 붙여서 거래됐다고 합니다.  80말을 빌리면 이자 20말을 붙여서 100말을 빌리게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재산관리인이었던 청지기가 했을 것이며 청지기는 16장 6-7장에서와 같이 결국 이자를 깎아 주었지만 원금은 그대로 지킨 셈이었습니다. (진위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가능성은 인정됩니다.)

어쩌면 주인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재산관리인인 청지기의 이러한 이자놀이가 주인의 뜻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3.5 상기 개념으로 예수님의 비유를 생각함

영리한 청지기는 주인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빚진 자들을 한 사람씩 불러서 빚을 탕감해 줌으로써 자신의 평판이 좋아져 명예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주인의 평판과 명예도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행동했습니다.
그 결과 주인은 청지기의 그런 행동으로 인해 빚이 탕감되어 기대 재산은 줄었지만 자신의 평판이 좋아지고 명예가 높아진 것에 만족하여 청지기를 칭찬한 것입니다.

주인은 청지기의 호의에 대해 칭찬이라는 호혜로 답한 것입니다.

누가복음 16장은 이러한 당시의 문화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인은 청지기(자산 관리인)에게 “자네가 맡아보던 청지기 일을 정리하게.”(새 번역)라고 해고 통고를 하였습니다. 영어 성경에는 Give an account of your agreement, because you cannot be manager any longer.라고 했습니다.  해고는 되었지만 회계 장부를 정리할 시간은 주어졌습니다.
이 주어진 시간에 빚 진자들을 불러서 빚을 탕감해 주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이런 행위가 용납되지 않았고 청지기가 주인의 성향과 성품을 알지 못했다면 하지 못할 행동이었습니다.

16:8절 후반부에 “이  세상의 자녀들이 자기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슬기롭다 (눅18:8)”라고 하여 누가복음에 적히지 않는 문화적 배경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4. 비유로 이해하기

예수님께서 이 이야기를 하셨으며 이는 비유입니다.
비유는 그 비유를 통해 말하는 사람이 하고자 하는 주장을 나타냅니다.

그 주장을 알기 위해서는 앞뒤에 무슨 말을 하는지과 사용되는 단어의 뜻과 상징, 그리고 누구에게 말하였는가와 결론을 살펴야 합니다.

4.1 앞뒤의 문맥 살피기

◇15장과 16장의 비유 5가지

15장에서는 3가지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①잃은 양의 비유
②되찾은 드라크마 비유
③되찾은 아들의 비유 (탕자의 비유)

이 세 가지 비유는 한 사람을 구원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며 탕자의 비유는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큰 형의 오만함도 비유합니다.


그리고 16장에서

④영리한 청지기 비유를 말씀하신 후에
⑤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청지기 비유에서는 재물을 바로 사용하라는 것이고 부자와 거지의 비유에서는 재물을 잘못 사용한 예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되찾은 아들의 비유와 영리한 청지기 비유에서는 탕자와 청지기가 아버지와 주인의 재산을 낭비했다 (눅15:13/눅16:1)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두 비유에서 잘못을 범한 탕자와 청지기를 모두 용서하는 아버지와 주인을 다룹니다.

◇15장과 16장 비유를 들은 사람들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그에게 가까이 몰려들었다. (눅15: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도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청지기 하나를 두었다. (눅16:1)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눅15:2)
돈을 좋아하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나서 예수를 비웃었다. (눅16:14)

위의 성경구절로 봐서 15장과 16장 비유를 들은 사람들은
①세리
②죄인들
③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
④제자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죄인들, 그리고 제자들에게도 말씀하셨지만 “독사의 자식들아”라고 나무라신 바리새파와 율법학자들도 들으라고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바리새인과 율법학자들도 하나님의 율법(하나님의 뜻)을 맡은 청지기였으나 하나님의 뜻과는 다르게 율법을 해석하고 정죄하는 불의한 청지기였습니다.

4.2 비유에서 말하는 단어들의 상징

청지기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며 주인은 하나님을 상징합니다.
청지기는 이 땅에서 잠시 머물다 영원한 천국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을 상징하고 세상의 재물은 하나님께서 잠시 청지기가 이 세상을 사는 동안 맡겨 둔 하나님의 재물입니다.

IV 불의한 청지기 비유 올바로 이해하기

위에서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누가복음 16장 청지기 비유를 바로 풀어 보겠습니다.

이 비유를 조금 더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15장에서의 3가지 비유와 이 청지기 비유,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나오는 부자와 나사로 비유가 이어지는 맥락에서 이해를 해야 하며,
◈당시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하고,
◈이 비유에서 상징하는 단어들의 참 뜻을 알아야 하며,
◈듣는 자(청자)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1. 영리하고 지혜로운 청지기

1.1 칭찬 받은 청지기

영리한 청지기는 자신이 관리하는 재산을 천국으로 가기 위해 잘 사용했다는 칭찬을 주인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금전의 이해관계와 현대의 시선으로 보면 청지기는 사기꾼이지만 그는 자신과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이로 인해 주인으로부터 일을 지혜롭게 처리했다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16:8 – 이 재산 관리인이 일을 지혜롭게 처리한 것을 보고 오히려 그를 칭찬하였다.)

청지기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지혜롭다는 것이지 그의 인품 때문에 칭찬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1.2 지혜=프로니모스=호크마

여기서 쓰인 지혜라는 단어에는 헬라어로 프로니모스라는 단어가 쓰였는데 구약의 히브리어로는 호크마에 해당합니다.

프로니모스(φρόνιμος)는 신약성경에서 14회 사용되었는데 무려 9번이나 예수님의 비유에 쓰였습니다.

①”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마10:16장)
②등불의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 (마 25:2/4/8~9)
③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중략)…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마 7:21/24)
④주께서 말씀하셨다. “누가 신실하고 슬기로운 청지기겠느냐? 주인이 그에게 양식을 내주라고 시키면 그는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 (눅12:42)
지혜로운 청지기 (눅16:8)

위의 예에서 보시듯이 예수님께서는 “지혜롭다”는 단어를 사용하셔서 강조하셨던 것은 하늘 나라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프로니모스는 신중하고 슬기로우며 현명하고 민첩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고, 비도덕적이지만 생존을 위해 필요한 지혜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잠언 30: 24~28절에 “땅에서 아주 작으면서도 가장 지혜로운 4가지 동물“이 나옵니다.

땅에서 아주 작으면서도 가장 지혜로운 것이 넷이 있으니
곧 힘이 없는 종류이지만 먹을 것을 여름에 예비하는 개미와,
약한 종류이지만 바위 틈에 자기 집을 짓는 오소리와,
임금은 없으나 떼를 지어 함께 나아가는 메뚜기와,
사람의 손에 잡힐 것 같은데도 왕궁을 드나드는 도마뱀이다.

이 동물들은 생존하기 위해 지혜롭게 행동하는 것 뿐이어서 이들의 행동을 사람의 윤리와 도덕으로 바라 볼 수 없듯이 (메뚜기에게 왜 사람들이 힘들게 지은 농작물을 먹어치우느냐고 나무랄 수 없습니다.) 청지기의 행동도 당시의 제도와 문화, 그리고 주인의 성품을 고려하며 영원한 처소를 준비하는 지혜라는 것입니다.

1.3 바리새파에게 말씀하심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주신 세상의 재물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데 하늘의 재물을 어떻게 맡기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눅16:11)
하나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눅16:13)

돈을 좋아하는 바리새파들에게는 너희들이 스스로 의롭다 하고 돈을 좋아하나 하나님이 보시기에 혐오스럽다고 하셨습니다. (눅16:15)
율법을 앞세우며 갈라 치기를 하는 바리새파와 율법학자들은 하나님을 따른다고 하나 율법을 앞세우는 위선자들이라는 것입니다.

16장 뒤에 나오는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에서는 부자가 그 많은 돈을 잘못 사용하여 지옥으로 간 얘기가 이어서 나옵니다. 이 비유도 바리새파와 율법학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2. 청지기는 바로 나 자신

예수님의 청지기 비유를 당시 문화를 알고 보면 청지기의 행동이 이해됩니다.

그리고, 청지기는 나 자신이라 생각하고, 내가 관리하고 있는 이 세상의 재산은 하나님께서 잠시 내게 맡겨 둔 재물이라 생각하면 이 비유가 금방 이해됩니다.

청지기가 저라면 “불의한”이라고 표현해도 맞습니다.

3. 예수님께서 뜻하신 내용

예수님께서는 이 청지기 비유와 뒤 이어진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를 통해 사람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하나님께서 잠시 맡겨 주신 재물을 영원한 저 세상을 위해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3.1 주님께서 주신 재물

이 땅에서 살동안 내가 소유한 재물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며 모두 주님의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맡기신 것을 이 땅에 살동안 관리하는 재산관리인(청지기) 일뿐입니다.

재물을 내 것이라고 고집하면 주님을 위해 쓸 수가 없습니다.

3.2 재물을 잘 사용해야

내가 영리한 청지기로서 내가 가진 재산으로 영원한 천국을 위해 그 재산을 사용하여 전도도 하고 잘 쓰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재물(불의한 재물이 아닙니다.)로 친구를 사귀어라.”라는 말이 무리 없이 이해됩니다.

“그래서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처소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눅16:9)는 영원한 천국을 위해 재물을 쓰라는 것이며 주인(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재물을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 우리들에게 주님이 주신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책임감이 주어졌습니다.

3.3 부정직하고 불의한 나 자신과 바리새인들+율법학자들

청지기를 나 자신으로 보면 청지기를 unhonest라고 한 표현이 맞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저는 정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늘 무언가를 감추려 하고 변명을 하기에 바쁩니다.

그리고, “불의한”을 뜻하는  unjust나 unrighteous도 맞습니다.
주님께서 맡기신 재산을 마음대로 낭비하고 주인의 재산을 내 마음대로 잘못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불의한 청지기라고 하셨으며 그들은 율법을 앞세우고 있지만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으며 실상을 돈을 좇는 자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3.4 돈을 멸시하지 않으심

누가복음 16장 10-11절에서 주님께서는 세상 재물에 충실하라고 하시며 돈을 멸시하지 않으셨습니다.

3.5 간음함 

눅16장 마지막 절인 18절에서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사람은 간음하는 것이며 남편에게서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사람도 간음하는 것이다.”라고 하신 것은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인하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들이 열심히 지키는 율법이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의 잘못된 신앙생활을 간음함이라고 나무라셨습니다.

V. 함께 보시면 좋은 글

아래 제 블로그의 다른 글과 크리스찬투데이의 글을 같이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히스기야의 기도(BC702년경)-그는 좋은 왕인가?

돌아온 탕자비유-탕자/큰 아들/아버지, 3인의 관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네 어린 양을 먹여라.(요한복음 21장)-헬라어 사랑하다/알다

‘불의한 청지기’처럼… 재물에 대해 지혜로운 청지기 되자(크리스찬투데이 2017.11.5)



참고자료

1. CBS 올포원 2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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